어릴 적 엄마는 분홍 소시지를 달걀물에 퐁당 담갔다가 지글지글 부쳐주시곤 했습니다.
학교에서 도시락 뚜껑을 열면 어묵볶음, 볶음김치 그리고 그 옆을 지키던 노릇노릇 분홍 소시지전.
밥 위에 계란프라이와 구운 김이면 왕의 밥상이 부럽지 않은 진수성찬이었습니다.
그 맛은 어른이 된 지금도 쉽게 잊히지 않죠.
나이 들어 집에서 처음 만들어 먹었을 땐 깜짝 놀랐습니다.
퍼석한 밀가루 맛, 낯선 식감… 어릴 땐 왜 그렇게 맛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반찬으로는 만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요즘엔 고기 함량을 높인 프리미엄 분홍 소시지도 나오고 있지만 왠지 손이 가지 않습니다.
촌스러운 분홍색과 퍼석한 식감이 그 시절 추억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맛이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시절 감성을 입혀 노릇하게 구운 따뜻한 추억 한 접시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목 차 1. 성분 알아보기 2. 칼로리와 유통기한 3. 소세지계란전 만들기 |
분홍 소시지의 정체는? 성분을 알면 더 흥미롭다
분홍 소시지라는 말 자체가 한국적인 표현입니다.
실제로는 어묵에 가까운 가공육 제품으로 돼지고기나 닭고기 쬐금, 전분과 밀가루와 유화제, 색소 등이 혼합되어 만들어집니다.
1980~90년대에는 육류 함량이 매우 낮고 밀가루 비율이 높은 소시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식감은 퍽퍽하고 퍼석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추억의 맛’으로 남아 있습니다.
가공육으로 불리는 소시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아질산나트륨을 꼽고 있습니다.
간 질 낮은 고기도 이 첨가물이 들어가면 바로 최상의 고기 색이 나오기 때문에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질산나트륨은 1군 발암물질로 규정된 첨가물입니다.
요즘은 이런 인식으로 아질산나트륨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광고하지만 성분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가공육을 만들기 위한 대체 첨가물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류 함량 80% 이상, 무색소·무방부제 성분 그리고 글루텐 프리 제품 등 좀 더 고급화된 분홍 소시지들이 마트에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칼로리 & 유통기한
분홍 소시지 100g 기준 평균 열량은 약 220~260kcal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가공육 제품답게 칼로리는 높은 편입니다.
특히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므로 과다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반찬으로 소량 활용하거나 채소와 달걀을 함께 조리하여 영양소를 더하면 가끔 별미 반찬으로 가능합니다.
만일 다이어트를 하신다면 밥상에서 멀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통기한
스팸처럼 유통기한이 길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봉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1~2개월, 개봉하고 나서는 일주일이내 사용해야 합니다.
사용 후에는 지퍼백 또는 밀폐용기에 담아 공기 접촉 최소화가 중요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먹지 못한다면 1~2인분씩 나눠 냉동 보관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분홍 소시지 계란전 레시피
재료
분홍 소시지
달걀
당근 약간
대파 또는 쪽파
소금, 후추
식용유
만드는 과정
1. 소시지와 채소 손질
분홍 소시지는 약 0.8~1cm 두께로 썰어 준비합니다.
너무 얇으면 부치다 부서지고 너무 두꺼우면 계란물이 탈 수 있습니다.
당근은 잘게 다지고 파도 송송 썰어 색감과 향을 살립니다.
2. 달걀 반죽 만들기
볼에 달걀을 깨고 다진 당근·파 그리고 소금, 후추를 약간 넣어 잘 풀어줍니다.
채소가 들어가면 보기에도 예쁘고 달걀 풍미도 살아납니다.
3. 부치기
팬을 중불로 달군 뒤 식용유를 살짝 두릅니다.
썰어 둔 분홍 소시지를 달걀물에 퐁당 담갔다가 팬에 올려 부칩니다.
양면이 노릇노릇 바삭하게 익을 때까지 천천히 구워주세요.
접시에 담아 기호에 따라 케첩 곁들여 드시면 완벽한 추억의 도시락 반찬 완성입니다.
따뜻할 때 먹으면 속은 촉촉하고 바깥은 고소한 풍미가 살아납니다.
분홍 소시지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감성의 조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이고 건강을 위해 권장하지는 않는 반찬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학창 시절의 한 순간과 젊었던 부모님에 대한 추억이 담겨있습니다.
그 시절이 그리울 때 요란하지 않아 더 편안한 맛 오늘 한 접시 부쳐보는 건 어떠세요?
아이들과 저녁시간에 라떼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